역전재판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
역전재판 4 게임 특징
전작의 주인공 나루호도 류이치가 뒤로 물러나고 오도로키 호우스케가 새로운 주인공으로 데뷔했다. 주된 상대 검사는 가류 쿄야. 1화의 아우치 타케후미를 제외하고 모두 이 남자가 상대 검사. 아우치 검사를 빼고 등장 상대 검사가 한 명뿐인 작품은 본작뿐이다. 그리고 역전재판 2처럼 시나리오가 4개뿐이라 겉보기엔 게임의 볼륨이 여타 시리즈보다 줄었지만, 1화가 시리즈 전체로 놓고 봐도 인트로 격인 1화치곤 상당히 긴 편이고 임팩트도 있고 난이도도 있는데다 4화도 많이 길기에 체감은 거의 되지 않는다.
스토리를 짜다 보니 전작 이후 7년이라는 긴 공백 기간이 발생하였으며, 대부분의 인물들은 신 캐릭터가 되어 분위기가 일신되었다. 몇 안 되긴 하지만 전작의 인물들이 나이를 먹고 나오는 것을 보는 재미도 있다. 특히 나루호도가 변호사를 그만뒀다는 충격적인 설정이 화제가 되었다.
배경이 '역전재판 3 이후 7년, 그 이후 법정의 룰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라는 것으로 설정되어서, 증거만 들이밀면 진상이 확실히 보이던 전작과 달리 범인들이 완전히 증거를 인멸해서 법정에 출두하거나, 편법을 들이밀며 방어하는 등 굉장히 까다로운 성향을 보이게 되었다.
따라서 법정 자체가 매우 장기전이 되며, 가지고 있는 증거로는 절대 이길 수 없는 부분이 반드시 나온다. 그 때문인지 상대 검사인 가류 쿄야는 '법정의 룰을 악용하는 증인'과 상반되는 '진실을 추구하는 검사'로 설정되어 전작들과는 달리 주인공을 도와주기도 한다.
주인공이 4에서 바뀜에 따라, 주인공 이름을 집어넣는 영어판 제목에도 변화가 생겼다. 역전재판 1~3까지는 나루호도 류이치의 영어판 이름을 써서 제목이 Phoenix Wright: Ace Attorney로 시작했으나 4는 새 주인공 오도로키의 영어명을 쓴 Apollo Justice: Ace Attorney가 제목이다. 하지만 역전재판 5에서 나루호도가 다시 주인공으로 복귀하면서[] 제목 또한 Phoenix Wright: Ace Attorney로 시작하게 되었다. 참고로 부제는 Dual Destinies. 6탄 역시 영어판 제목은 5편과 동일하게 Phoenix Wright로 시작한다. 그래서 현재까지는 역전재판 시리즈 본편 중 이 작품만 유일하게 영어명에 Phoenix Wright 대신 Apollo Justice가 들어가 있다.
이번 작품은 기존에 있던 '영매' 같은 비현실적 요소가 배제되었으며 서구권 유저에게 먹힐 법한 '마술사'라는 소재와 '독심술' 등의 요소가 추가되었다. 4에서 바뀐 법정의 배경이나 신 캐릭터들도 누리 카즈야의 화풍과 더불어 다분히 서양적인 이미지가 강해졌다.
출하량은 시리즈 최대인 50만 장이며, 실판매량은 46만 장 정도로 추정. 기존 시리즈의 2배를 넘는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북미권을 노린 게임 구성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북미에서도 크게 히트를 쳤다.
역전재판 4 게임 시스템
이번 작의 새로운 시스템이자 오도로키의 재능인 '꿰뚫어보기' 시스템으로, 증인이 증언 도중 거짓말을 하거나 진실을 숨길 때 보이는 심리적 동요를 여러 가지 버릇이나 신체 상태의 변화로 판단, 상대의 거짓말이나 심리적 동요를 간파하고, 수상한 증언에 대해 추가 증언을 요구해 범인이 자멸하게 하는 새로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꿰뚫어보기 문서 참조.
이렇듯 법정 파트가 매우 강화되어 있지만, 그 대신 탐정 파트에서 사이코 록 시스템이 거의 없어지다시피 되는 등 탐정 파트의 비중이 확 줄어들었다. 여기에 더해 꿰뚫어보기가 법정에서 사용하기엔 심히 미묘한 능력인 것도 있어서 탐정 파트에서도 꿰뚫어보기를 도입해 달라는 의견이 꽤 많았고, 결국 역전재판 5 및 역전재판 6에서는 꿰뚫어보기는 주로 탐정 파트에서 사용되게 되었다.
역전재판 4 게임 메인 시나리오 문제
역전재판 시리즈의 아버지 격이라 할 수 있는 타쿠미 슈는 본래 역전재판 3에서 '나루호도 류이치의 이야기'는 완전히 끝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인기에 힘입어 후속작의 제작이 결정되었을 때도, 새로운 주인공인 오도로키 호우스케를 주인공으로 두고 스승격 인물로는 도박사가 등장할 예정이었다.[] 오도로키는 '스승 도박사에게 배운 허세로 역전하는 변호사'로 기획되었고 마술 트릭을 이용해 추리를 펼치는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를 쓰려고 했으며, 같은 세계관이라는 점 외에 전편과의 연계점은 넣지 않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개발 도중 캡콤과 일본의 높으신 분들의 개입으로 모든 게 꼬이기 시작한다. 캡콤의 이나후네 케이지는 새 캐릭터로만 후속작을 내면 흥행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여 전작의 캐릭터를 넣으라는 조건[]을 내걸었으며, 더군다나 일본 정부는 당시 일본에서 시행 예정이었던 제도인 배심원제를 홍보할 겸 '배심원제에 대한 묘사를 넣을 것'이라는 황당한 요구를 했다. 그 증거로 역전재판 4의 설명서에는 엉뚱하게도 게임과 상관없는 현실 일본의 배심원 제도에 대해 설명하는 그림과 정부 공식 홈페이지 주소가 실려 있다. 당시 일본에 도입될 배심원 제도를 홍보하기 위해, 급하게 억지로 게임 속에 욱여넣다 보니 제대로 만들어질 리가 없었던 것. 제작진들도 억지 요구로 인해 자기 작품이 온갖 욕은 다 들어먹었던 것에 단단히 악에 받혔는지 메이슨 시스템은 이 작품 이후 일언반구도 언급되지 않는다.[]
결국 타쿠미 슈는 거의 시놉시스까지 완성된 플롯을 갈아엎고 스토리를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하는 난항을 겪어야 했는데, 이게 발매일까지 남은 여유 기간이 채 1년도 되지 않은 상태였다. 당연히 좋은 시나리오가 나올리가 없었다.
그 결과, 주인공 오도로키 호우스케는 주인공이 맞는지 의문이 드는 낮은 비중을 가져갔고 '별개의 인물'로 나왔어야 할 인물을 억지로 섞다보니 4편에서의 나루호도 류이치는 아예 다른 인물로 변해 캐릭터 붕괴를 일으켰다.[] 더군다나 하위 에피소드들도 어디 하나 명품이라고 부를만한 에피소드들이 없고 하나같이 트릭과 전개에 무리수가 넘쳐나는 상당히 문제 있는 작품이 되었다.
또 '메이슨 시스템으로 최종 보스를 잡는다'는 애초에 시리즈 전통의 결말과 맞지 않는 전개를 억지로 쑤셔 넣다보니 큰 줄기에서의 스토리도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인물들의 행동들은 최소한의 개연성조차 작중에서 설명하지 못하며, 플레이어들은 어이가 없는 것을 넘어 실소가 나올 정도다. 한마디로 극적인 연출만을 위해 이해가 안 되는 행동들을 하는 전개가 계속해서 이어진다. 캐릭터들의 양극단을 달리는 언행을 납득할 만한 심리 묘사와 행동 원리를 작중에서 전혀 설명하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4편의 등장인물들을 괴이하고 행동이 납득가지 않는 인물들이라고 지금까지도 비판한다. 특히 아루마지키 잭과 가류 키리히토가 두드러지는 편. 아루마지키 잭 항목에 자세히 나와있듯이, 이 인간의 행동은 도무지 의도와 목적을 이해할 수가 없다. 성격도 이중인격이 아닐까 싶을만큼 이랬다 저랬다 해서, 역재4 시나리오 전체의 퀄리티를 극심하게 떨어뜨린다.
배심원 제도에 대한 이야기는 법의 허점에 대해서도 고찰하는 꽤 심각한 주제로 이야기가 진행되기는 하지만, 정작 제도 자체는 거의 다루지 않는다. 마지막 에피소드인 <역전을 잇는 자>에서 다루는 게 전부인데, 여기서도 게임 진행에 큰 영향을 못 미친다. 막판에 진범을 몰아세우는 데 쓰이기는 하지만, 고찰을 하기에는 영 부족하다. 특히 배심원 제도를 위해 진행되는 메이슨 시스템은 현재에 얻은 증거를 과거의 인물에 들이대는 전개로 흘러가는데, 아무리 가상세계라지만 설득력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게다가 배심원 제도는 일본 정부가 억지로 넣은 요소임에도 작중의 묘사는 실제 제도와 크게 차이가 날 뿐더러 부정적인 인상까지 줄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나루호도가 메이슨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 자체가 법으로 간단히 심판할 수 없는 최종 보스를 유죄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묘사는 해석에 따라서 '배심원 제도는 증거가 불충분해도 집단이 우기면 유죄를 때릴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보일 수 있다. 그가 키리히토를 재판대에 올리기 위해 저지르는 위법 행위를 그저 '악을 단죄하기 위한 필요악'으로 묘사하는 것도 본작의 이질성에 한 몫 한다. 전기 시리즈에서의 나루호도는 카루마 고우, 간토 카이지라는 두 명의 캐릭터를 통해 악을 악으로 다스린다는 발상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꾸준히 경고했다. 이들의 대척점에 서 있던 그가 4편에 와서는 본인이 정작 그런 캐릭터로 변모하면서 캐릭터 붕괴라며 멘붕한 나루호도 팬들도 꽤 많았다.[19]
스토리가 나루호도 위주로 짜이면서 새로운 주인공인 오도로키의 활약상은 적어질 수 밖에 없었고, 오도로키는 주인공이라기보단 제3자 정도의 존재감과 적은 활약상, 제대로 주인공 보정조차 받지 못해 공기 취급 당했다. 특히 마지막 법정에서 최종 보스와의 대결 역시 꿰뚫어보기 한 번에 증거 두어 개 제시하고 나면, 그 뒤는 플레이어가 이런저런 증거를 제시하며 진범의 거짓말을 깨부수는 카타르시스도 없이 그냥 스토리 일직선으로 진행되며 싱겁게 법정이 끝나 버린다. 게다가 이 추리의 증거를 끌어낸 것은 나루호도고, 법정에서 추리를 완성하는 건 가류 검사라서, 오도로키가 페이크 주인공 취급 받는데 큰 공헌을 했다. 그래서 오도로키는 후속작인 5편과 6편에서 이를 수습하기 전까진 실패한 주인공 취급을 받았다.
한편 시리즈의 스토리 전개 면에서 끊임없이 강조되던 '발상의 역전', '변호사는 위기일수록 뻔뻔하게 웃는다'와 같은 요소들이 이번 작에서는 거의 제대로 사용되지 못한 점도 지적을 받고 있다. 세대 교체라는 측면에서 의도적으로 그렇게 된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시리즈의 아이덴티티와 마찬가지인데 아쉽다는 의견. 오도로키를 진정으로 나루호도의 역전을 잇는 자로 만들고 싶었다면 이러한 점이라도 제대로 사용했어야 했다. 이 부분 역시 후속작들에서 제대로 계승이 이루어지며, 4편의 흑역사 이미지는 더욱 부각되었다.
주연 캐릭터들과 큰 줄기에서의 스토리 관련 평가를 보면 알겠지만, 결국 4편은 윗선의 개입으로 도저히 전개 수습이 불가능한 막장 작품으로 나와버렸으며 후속작인 역전재판 5와 역전재판 6은 작품의 전개 자체가 4편에서 저지른 거대한 삽질을 수습하기 위한 목적이 짙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도로키의 주인공적 요소를 부각시키고 나루호도도 사실상 4편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 이전의 변호사 시절로 거의 되돌아온다. 지금에 와서야 후속작들이 간신히 만회를 했기에 4편의 대참사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지만 첫 발매 당시만 하더라도 시리즈를 좋아해오던 팬덤에 큰 충격을 안겨준 망작임은 부정할 수 없다.
역전재판 4 게임 평가
결론부터 요약하자면, 초기 시놉시스와 '평가를 깎아먹은 요소'들을 원래대로 환원시켜놓고 보면 꽤 매력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었던 작품을 윗선의 개입으로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려 망친 비운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4편 하나가 저지른 대참사로 인해 역재 팬덤의 여론 자체가 급속도로 악화되었고 캡콤은 후속편을 2편이나 쓰고 나서야 이를 겨우 수습할 수 있었다. 사실상 역전재판 5와 역전재판 6은 작품의 존재 의의 자체가 '4편에서 등장한 캐릭터들의 비중 문제와 기존 시리즈 캐릭터들의 캐붕 논란을 어떻게 수습할 수 있을지' 고심한 결과 끝에 나온 작품들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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