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재판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북미판에는 《모두를 위한 정의(Justice for All)》라는 부제를 달고 발매되었다.
역전재판 2 게임 특징
전작과 달리 이번엔 3부작으로 기획되었기 때문에, 작품 내부에서 속편을 암시하는 복선이 다수 존재한다. 특히 1편에서 간략하게 언급되었던 아야사토 가문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다루어지기 시작하는 2화인 <재회, 그리고 역전>은 후속작인 역전재판 3의 메인 스토리와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역전재판 시리즈 전체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에피소드이다.
한편으로 전작과 연결성이 강조되는 부분도 많다. 아우치 검사가 본격적으로 1화 전담 검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기 시작한 것도 이 작품부터이며, 주요 상대 검사인 카루마 메이는 무려 전작 최종 보스의 딸이다. 또한 1편에서 그냥 한 에피소드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토노사맨이 이런 저런 모습으로 시리즈 내내 등장하게 되는 전통을 세운 것도 이 작품부터이다.
이처럼 1편과 3편을 이어주며 역전재판 전기 시리즈의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작품이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단일 작품으로 완결성이 뚜렷해서 기승전결의 임팩트가 확실한 1편이나, 모든 복선을 회수하고 시리즈의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3편에 비해 단일 작품으로서의 존재감은 약한 편이다.
난이도 면에서 보자면 후반부로 갈수록 증인들이 증언이나 약점을 쉽게 내주지 않는다. 전작 또한 그랬으나 심문 뺑뺑이, 일정 부분에서 추궁으로 이벤트 조건 만족 필요 등이 더 강화되었다. 툭하면 1.5배, 2배 가량 늘어나는 악랄한 양의 게이지제 + 추가 증언을 얻기 위해 심문에서 특정 루트에 진입해야 하는 점 + 증거 제시시 훼이크를 쓰는 주변 인물의 반응[] 등으로 체감 난이도는 전작에 비해 상당한 수준. 이 때문에 문제가 되는 부분만 골라서 추궁해도 되는 경우만 있는 것이 아닌 증언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추궁해야만 진행이 가능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메인 라이벌 검사는 카루마 메이. 1화에서는 아우치 타케후미와 상대하며, 최종화인 4화에선 전작의 라이벌 미츠루기 레이지와 대결한다.
역전재판 2 게임 시스템
게임 시스템이 일부 바뀌었는데, 법정에서의 페널티가 횟수제가 아닌 게이지제가 되었다. 전작에선 단순히 실수를 5회 하면 유죄 판결을 받고 게임 오버되지만, 이번엔 법정에서의 상황에 따라 줄어드는 게이지량이 다르다. 즉,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증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면 게이지가 절반, 혹은 한 번에 팍 줄어들어 순식간에 게임 오버되는 것이다. 그리고 재판장뿐 아니라 상대 검사들이 페널티를 제시하기 시작했으며, 후반부로 갈수록 대화에서도 "페널티를 높이겠다"라는 대사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이 시스템 때문에 법정에서의 긴장감이 전작 이상으로 증가했다. 여담으로 이 게이지 페널티는 이후 꾸준히 사용되다가 역전재판 5의 전후를 기점으로 다시 횟수제로 회귀하였다.
또한 법정기록에서 증거물만 제시할 수 있었던 전작과 달리 이번작부터는 각 인물의 데이터를 제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탐정 파트에서 관계자들에게 인물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등장인물간의 관계나 인물의 뒷이야기 등의 반응을 보는 재미가 늘어났지만, 법정 파트에서는 제출 가능한 증거 물품의 양이 전작의 두 배로 늘어난 셈이라, 이 또한 난이도의 상승 요인이 되었다.
가장 결정적인 변경점은 사이코 록의 도입으로, 나루호도 류이치가 2화에서 입수하는 아야사토 가문의 곡옥의 영력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꿰뚫어보고, 증거물을 제시해 이를 해제함으로써 상대가 감추려는 정보를 알아내는 시스템이다. 상대방의 진심을 끌어내려면 증거물 또는 인물 정보를 제시해야 하며, 페널티[]도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상 법정 파트와 같은 플레이가 가능하다. 이로 인해 탐정 파트의 중요도가 상승했다.
한편, 이 작품에서는 시간이 지나도 게이지가 회복되지 않는다. 사이코 록을 해제하는 데 성공하면 절반 정도 회복되기는 하지만, 사이코 록을 해제하면서 페널티를 받아 게이지가 깎일 수도 있으므로 게이지를 완벽히 회복할 수단이 없다는 점은 게임의 난이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중단 세이브를 고려한 듯하지만 이게 너무 어려웠던지 역전재판 123 HD에서는 한 파트가 끝나면 게이지가 회복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역전재판 2 게임 전작 관련
미츠루기 레이지에 대한 나루호도 류이치의 태도 변화가 주로 지적된다.
<역전, 그리고 안녕>에서 나루호도는 미츠루기가 검사가 된 이유와 유죄 판결에 집착했던 이유에 대해 알고 그를 이해하게 된다. 에피소드 종반에 검사가 된 이유가 없어진 미츠루기는 진실로부터 눈을 돌리고 무조건 유죄 판결만을 고집하는 검사라는 직업에 회의심을 느끼게 되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변호사가 될 걸 그랬다'는 농담 따먹기까지 할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검사로서의 자신에게 죽음을 고하고 떠난다는 미츠루기의 선택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구석이 있다.
그런데 본작에서 나루호도는 완벽주의였던 미츠루기가 그저 패배감에 검사의 자리를 버리고 가버린 것이라 여기고 있다. 중간중간 그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 매몰차게 막아버리고, 미츠루기가 돌아온 뒤에도 반가워하기는커녕 '너 예전에 변호사에게 져서 완벽주의 깨졌다고 검사 사망 신고 해버리고 가버렸잖아. 차라리 돌아오지 말지.' 이런 식으로 쌀쌀맞게 대하는 데다 말도 전혀 안 이어진다.
<소생하는 역전> 에피소드의 추가를 통해 전작의 사건 이후 미츠루기가 어떤 고민을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추가되자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이 에피소드에서 미츠루기는 이미 검사의 역할에 의문을 품고 나루호도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며, 협력해서 진범을 잡고, 마지막에 나루호도에게 네가 심사숙고해서 결정하라는 말까지 듣고 떠난다. 그러나 막상 역전재판 2에는 이 추가 사항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나루호도의 태도를 더더욱 이해할 수 없게 되었고, 미츠루기 또한 과거 있었던 자기 고민을 처음 털어놓는 것처럼 말한다.
결국 이 부분은 역전재판 2의 나루호도를 뜯어고치지 않는 이상 <소생하는 역전>을 플레이했든 안 했든 어색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데, 이식판이나 나루호도 셀렉션에서도 전혀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역전재판 2 게임 평가
시스템적으로 매우 잘 정비되었고 증인을 추궁하거나 사건을 수사하는 본질적인 재미 역시 강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아쉬운 건 대화의 맥락과 흐름을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있는데 이럴 때 지적해야 하는 모순점이 법정 기록에 나와 있지 않고, 흘러간 대화 내용 중에 있기 때문에 그 맥락을 기억해둬야 한다는 점이다.[] 플레이를 끊어서 하거나 한 방에 모순을 찾아내지 못해서 법정 기록만 계속 살피다 보면 맥락을 잊어버리기 쉽다. 그 외에도 강제 증거 제시 상황이나 사이코 록 해제 중에는 중단 세이브가 되지 않아 거의 직전에 저장해야 해서 다소 번거롭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게임 오버로 가는 선택지는 극히 드물기에 일부러 주저하는 답을 골라도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일부러 웃긴 대답을 골라서 틀리는 것도 묘미.
본작이 전기 시리즈 3부작의 중간에 해당하는 부분이기 때문인지, 에피소드의 스토리를 아우르는 축이 없어 아쉽다는 평도 있다. 사실 나루호도가 재판장에게 망치로 맞는 예지몽이 하나 있다 이에 대해 캡콤 측은 "원래 5개의 에피소드를 수록할 예정이었는데, 용량 문제로 하나가 빠지면서 스토리가 전면 수정되는 등 개발에 난항을 겪어서 그렇다"고 해명했다. 이때 빠진 에피소드가 나중에 역전재판 3의 주요 스토리와 관련된 복선을 추가하여 삽입된 <역전의 레시피>이다.
하지만 이런 옴니버스 형식을 취했기 때문에 얻는 장점도 뚜렷하다. 각 에피소드의 등장인물들을 그저 메인 스토리를 실어나르는 도구로 사용하는 대신, 각 캐릭터들 나름의 사연을 설득력 있게 부여하여 스토리와 캐릭터들에 대한 몰입도를 크게 높였다. 보통 이런 형식을 취하면 서사 구조가 약해서 등장인물들이 산발적으로 튀기 쉬운데, 역전재판 2는 각 에피소드들의 스토리에 맞게 인물들의 성격을 입체적으로 잘 그려낸 편이다. 또한 점점 가벼운 흐름으로 흘러가는 후속작들과 달리, 2편은 '변호사의 존재 의의' 같은 보다 진지한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플레이어로 하여금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준다.
그리고 하루미나 키미코, 카루마 메이 등은 3부작의 스토리를 마무리짓는 3편에서도 비중 있게 등장하기 때문에 옴니버스 형식이라고 건너뛰어서는 안될 작품이다.
결론적으로 전작을 재미있게 했다면 2를 할 가치도 충분하다. 특히 본작은 사소하지만 여타 역전재판 시리즈와 차별화된 요소를 많이 도입했기 때문에 좋아하는 팬이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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